시작도 전에 지쳐버리는 나
나는 실수나 손해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다.
계산적이고 계획적인 걸 좋아하고, 결과를 예측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게 때로는 나의 실행력을 무너뜨리는 주범이 되어버린다.
머릿속 시뮬레이션이 실행력을 잡아먹는다
예를 들어 운동을 나가려는 순간,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 코스로 돌고 얼마나 걸릴까? 비는 안 올까? 시간은 얼마나 소요될까?’
이 시뮬레이션이 끝나면, 이미 피곤하다.
결국 “귀찮으니 가지 말자”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건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계산적인 완벽주의의 부작용이다.
심지어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도 이런 무기력이 찾아온다.
예를 들면 샤워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샤워를 결심하기 전에 머릿속에선 이런 계산이 먼저 돌아간다.
‘샤워기 틀고, 물 온도 맞추고, 머리 감고, 몸 씻고, 마르고… 한참 걸리겠네.’
이 과정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지쳐버리고,
결국 "그냥 좀 이따 하자"며 계속 미루게 된다
경험은 나를 현명하게도, 두렵게도 만든다
어릴 때는 비가 와도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뛰쳐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 맞으면 옷 젖고, 신발 더러워지고, 길 미끄럽고...’
미리 떠올리는 수많은 불편함이 나를 집 안에 가둔다.
지혜는 생겼지만, 동시에 도전을 멈추게 하는 족쇄도 생긴 것이다.
손해보기 싫은 마음이 낳는 또 다른 문제들
이런 마인드는 일상뿐 아니라 주식 매매에도 영향을 준다.
손해보기 싫으니 손절을 못 한다.
예측은 상승인데 주가는 하락했고, 손절선도 이탈했는데
손실금액을 보면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매도를 미룬다.
결국 손해는 커지고,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가 되어버린다.
나는 똑똑한 게 아니라, 도전을 두려워한 완벽주의자였다
나는 그동안 이 성향이 좋은 거라고 믿었다.
계획적이고 분석적이니까 실수도 적고 사회에서 인정도 받았으니깐.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실패와 손해를 두려워하는 완벽주의자였다는 걸.
그래서 실행을 못 했고, 새로운 도전을 피했고, 나를 가뒀다.
이제는 이렇게 바꿔보려 한다
앞으로는 조금 손해도 보고,
예상치 못한 상황도 받아들이고,
과정에서 오는 피로와 변수도 경험이라 여기며 살고 싶다.
결과를 예측해서 시작조차 못 하는 삶보다는,
일단 해보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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