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내 앞가림도 벅찼던 나이에 나는 가족의 생계를 걱정했다.
알바로 번 돈을 부모님께 드리고, 스스로를 잘 돌보지 않았다.
허리디스크를 얻었지만 ‘가족이 행복하다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남의 몫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책임감은 내 선택이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내게 주어진, 내려놓을 수 없었던 무거운 짐이었다.
1. '책임감'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기대와 요구를 짊어지며 자란 사람은,
책임감이 강한 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책임지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무능하면 무시당하고, 거절하면 분노와 비난을 받았던 경험은
'모든 걸 내가 책임져야 안전하다'는 신념을 만들었다.
2. 유능함은 나를 지켜주는 방어막이 되었다
어릴 적 '유능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아들인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일을 잘해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직장, 가족, 인간관계에서도 자연스럽게 남의 몫까지 떠안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 자신의 한계와 감정은 계속 무시된다는 것이다.
3. 남의 감정까지 책임지려는 심리
부모님의 기분을 맞추고, 불편한 감정을 대신 짊어졌던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의 감정을 나의 몫처럼 느낀다.
"엄마가 불행하면 내 탓 같다", "동료가 힘들어하면 내가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식으로
경계선(boundary) 이 모호해진다.
4. '책임지는 나'를 내려놓으면 죄책감이 밀려온다
남의 몫까지 내려놓으면 나는 나쁜 사람 같고, 이기적인 사람 같아진다.
그러나 사실,
타인의 삶과 감정은 그 사람의 몫이다.
내가 대신 짊어질 수도 없고, 짊어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제는
- 내 몫만 책임져도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해주기
- 타인의 감정은 그들의 책임임을 기억하기
-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 대신, '도와주고 싶을 때만' 행동하기
- 유능함 대신, 존엄성으로 나를 지키기
그리고 너에게
네가 너무 많은 짐을 진 건, 네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던 시간 때문이야.
지금은 네가 조금씩 내려놓아도 괜찮아.
세상은 너 혼자 책임질 필요 없는 곳이야.
이제는 네 삶을 네가 가장 먼저 책임져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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