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하소연하는 엄마, 그리고 그것을 버텨야만 했던 나
20살때부터 나는 매일같이 엄마의 하소연을 들었다
식사시간이면 당연하다는 듯, 아빠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아빠, 불안해하는 엄마,
그리고 그 중간에서 말 못하고 꾹 참고 앉아 있는 나.
엄마는 매일같이 누군가에게 얘기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드셨던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그 ‘누군가’가 늘 나였다는 거다.
“자식이라면 당연히 엄마 힘든 거 들어줘야지.”
이런 말들을 들으며 나도 점점 무너졌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의 하소연은 도와주는 게 아니라 삼켜지는 기분이었다.
1. 엄마는 왜 자꾸 나에게만 하소연할까?
- 정서적 의존: 외부 소통이 제한된 상황에서, 자식에게 감정의 출구를 찾는 것.
- 불안의 배출구: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떠나기 힘든 존재(자녀)에게 불안을 쏟아붓는 행동.
- 가스라이팅의 기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의 책임을 떠넘기고 죄책감을 심어주는 방식.
2. 하소연은 ‘대화’가 아니다
- 말 그대로 자신의 감정 쓰레기통처럼 상대방에게 던지는 행위 ‘소통’이 아니라 ‘정서적 착취’다.
-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하소연은 듣는 사람의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 “너는 날 이해해야 해”라는 명목 아래, 자녀의 감정은 무시되고 무력감만 남는다.
3. 내가 왜 이렇게 지치는 걸까?
- 감정노동의 과부하
- 죄책감 vs 자기보호 사이의 갈등
- 정서적 학대의 연속성
- 심리적 피로 → 우울감 → 무기력 → 자존감 저하
4. 하소연을 계속 듣다 보면…
- 내 감정은 무시당하는 게 익숙해지고
-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도 점점 마비되고
- ‘나는 가치 없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깊어진다
이런 환경은 단순한 ‘엄마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정서적 방임과 착취, 그리고 가족 내 역할 왜곡이 뒤엉켜 있는 심각한 상황이기도 하다.
나를 지키기 위한 대처법
✓ 죄책감, 내려놔도 된다
엄마를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감정을 받아내야 할 의무는 없다.
사랑은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 경계선 그리기
“엄마, 나 지금 너무 힘들어. 이 얘기 그만 듣고 싶어.”
“같이 있어주는 건 좋은데, 계속 이런 얘기는 듣기 힘들어.”
처음엔 분노하거나 악담을 할 수 있다.
그래도 ‘이건 안 된다’는 신호는 줘야 한다.
✓ 대체할 감정 출구 만들기
- 블로그에 쓰기
- 상담 받기
- 공감해주는 커뮤니티 찾아보기
누군가의 하소연을 매일 들으며 살아야 한다면
그건 인생이 아니라 감정노동 계약서에 사인한 거다.
마무리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 나처럼 매일 누군가의 감정을 받아내며 무너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어서다.
'당신은 감정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저도 너무 늦게 알았어요.
그러니까 지금 당신은,
당신 자신을 먼저 지켜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길 바랍니다'
가족 안에서 상처받은 나 – 인기글 BEST 5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나,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 자존감 낮은 나를 위한 심리 회복
살다 보면 이런 생각 들 때 많다나는 왜 이렇게 남의 말에 쉽게 상처받을까?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계속 신경 쓰여...그냥 내 모습 그대로 살면 안 될까?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들은 생각
orangetree8.tistory.com
가족 내의 편애와 차별이란 무엇인가? - 자식의 존엄을 해친다
나만 다른 취급을 받는다는 것...어릴 때는 몰랐다. 그냥 내가 부족해서 칭찬을 못 받고, 내가 뭘 더 못해서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커가면서 알게 됐다. 우리 가족 안에서는 ‘공평함’
orangetree8.tistory.com
※ 본 글은 작성자의 창작물이며, 무단 복제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자기탐구 - 나를 알아가는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이 아닌 지배자였던 아버지 - 권력형 나르시시스트 (0) | 2025.05.26 |
---|---|
괜찮은 척, 그만하고 싶다- 감정을 숨기며 사는 사람들의 번아웃 일기 (0) | 2025.05.23 |
안 좋은 감정이 들 때 - 감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나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 (1) | 2025.05.19 |
왜 나는 공포물을 보기 시작했을까? -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무의식의 방식 (0) | 2025.05.16 |
질투는 나쁜 걸까? - 질투 없는 사람 심리, 성장 멈춘 이유와 회복 방법 (1) | 2025.05.14 |